카페 창업을 그렇게 쉽게 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.
카페창업의 진입장벽이 그렇게 낮은 이유는 커피맛을 내는 데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.
진짜 실력있는 바리스타가 보면, 기분 나빠할 수도 있을 거 같다. 근데, 내가 봐보니, 커피라는 것은 물리법칙과 화학법칙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. 그래서 그냥 레시피대로만 잘하면, 커피맛을 잘 낼 수밖에 없다. 분쇄도 기계가 해줘, 에스프레소도 기계가 내려줘, 그냥 세팅대로 레시피대로만 하면 평타는 친다.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도 방법만 알려주면, 양질의 커피를 내릴 수 있다. 카페알바가 그 예이다. 하나도 몰라도 가르치기만 하면, 바로 바리스타가 된다. 근데, 식당 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. 식당 주방일을 처음 한다는 사람을 바로 채용할 수가 없다. 맛을 똑같이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. 그래서 접시부터 닦는다. 하지만 카페알바는 바로 커피를 내린다.
물론 90에서 95가 되고 100이 되는데에, 무던한 노력과 경험과 지식과 센스가 필요할 것이다. 하지만, 타 업종에 비하면, 90점이 되는 것이 매우 쉽다. 평범한 요식업은 70점이 되는 것도 힘들다. 그러나 카페는 쌩초보도 바로 90점을 찍는다. 그러니, 너도 나도 다 카페 차려서 망하는 것이다.
에스프레소 커피 얘기를 조금만 더해보자면, 커피맛을 결정하는 변수는 원두, 분쇄도, 머신세팅, 추출시간, 물 경도, 탬핑 정도가 있다. 원두야 좋은 거 쓰면 되는 거고, 머신세팅, 추출시간, 분쇄도는 결국 다 같은 얘기이고 최초에 세팅을 한번 잘해두면, 크게 바뀔 일이 없다. 물론, 날씨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겠지만, 당장 하루 커피 내리는 데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. 물 경도 역시, 처음 카페 창업할 때에 업체나 컨설팅으로부터 세팅받으면 되는 문제이다. 그나마 탬핑으로 맛이 갈릴 수도 있으나, 요즘은 탬핑머신까지 나왔다. 인간이 해서 균일하지 않은 탬핑을 하는 것보다, 탬핑기계로 탬핑해버리면, 매번 똑같은 정도의 탬핑을 할 수 있다. 모든 변수가 차단되고 항상 균일한 훌륭한 커피를 초보자들도 내릴 수 있는 것이다.
지난달에 카페 알바 취업한 알바생과 국가대표 바리스타의 간극이 그렇게 크지가 않다. 물론 차이는 있다. 하지만, 식당알바와 이연복쉐프와의 간극에 비교한다면, 그 차이는 말도 못 할 정도로 벌어진다. 커피맛 내기가 이렇게 쉬우니, 너도나도 카페창업을 해서 공멸하고 있는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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